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에 대한 고찰
아무리 생각해봐도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은 전공 이름을 잘못 지은것 같다. 천문학과 학생이라고 해서 천체 망원경을 고칠 수 있을거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컴퓨터 과학과 학생들한테는 본업에서 벗어난 아주 많은것들을 기대한다. 굳이 억지스러운 비유를 하자면 수학과 학생들이 TI-89 계산기에 데비안 리눅스를 설치하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나, 화학과 학생들이 집에서 바퀴벌레를 잡을 수 있는 약을 제조할 수 있다고 믿는 식이다.
예전에는 전공 이름에 ‘컴퓨터’라는 단어가 들어간게 문제일거라고 어렴풋이 생각했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근심을 해소하며1 곰곰히 생각해보니 전공자인 나 조차도 컴퓨터 과학을 한마디로 정의하지 못하는게 진짜 문제인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컴퓨터 과학이 뭐지? 이산 수학(discrete math), 네트워크, 운영체제, 컴파일러, 데이터베이스 이론 따위를 논하는 분야라고 딱 잘라 말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다. 응용 수학의 한 분야라고 정의한다면 포용하는 범위가 조금 더 넓어지긴 하겠지만, 이것도 딱 들어맞는 정의는 아닌것 같다.
이 문제는 당분간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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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이 장소를 ‘해우소’라 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