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호주 여행기 - 출발 전날
2016년 9월 25일부터 10월 6일까지 총 12일간 호주 여행을 다녀왔다. 시드니 공항에 내려서 팜 코브까지 총 5,500km를 달리면서 8개의 도시를 거쳐가는 여행이었다. 여행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만 남겨두기 아까워 여행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글로 기록해보고자 한다.
Where It All Started
사실 이 얘기는 여행 중에 만났던 사람들과의 대화 중 나왔던 단골 주제 중 하나였다. 내가 어떤 계기로 이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설명하려면 이야기는 작년, 그러니까 2015년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년 NDC에서 <야생의 땅: 듀랑고>의 식물 생태계를 담당하는 21세기 정원사의 OpenCL 경험담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청중들이 나의 발표를 높게 평가해주신 덕분에 우수발표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상품은 세가지였다. 유리로 만들어진 상패,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하는 넥슨 대표이사와의 점심식사, 그리고 Global Experience Program (GEP) 참가권이 주어진다.
GEP가 무엇인지에 대한 공식 설명은 “다양성과 도전정신, 그리고 창의적 자극을 경험할 수 있는 글로벌 문화체험 프로그램” 이지만1, 간단하게 말해서 매년 회사에서 선발된 직원들에게 해외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일정한 여행비와 휴가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일반적으로는 지원서를 정성들여 써 내고 심사를 거쳐 높은 경쟁률을 뚫고 GEP 참가자로 선발 되는 것이지만, 나는 NDC 수상 덕분에 프리 패스를 얻은 것이었다. 작년에는 목적지와 여행 일정이 정해져 있었지만, 올해에는 참가자들이 각자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명 이상 같은 팀이 되어야 하고, 같은 팀끼리는 3일 이상 동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래서 올해 초에 각자 가고 싶은 목적지와 여행 테마 등을 주제로 5분씩 짧게 발표하여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서 두 명 이상의 팀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었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때 우리 팀에서 개발하고 있는 게임 테스트 일정 때문에 여행 테마를 고민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다른 사람들의 발표를 듣고 마음에 드는 목적지를 고르기로 했다. 중국 여행, 스페인 여행, 스위스 도보 여행, 아프리카 커피 여행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여행 주제들이 나왔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호주 여행에 마음이 갔다.
여행 팀을 구성하는데에도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결론만 간단히 얘기하자면 다섯 명으로 구성된 호주팀, 다섯 명으로 구성된 스페인팀, 그리고 두 명으로 구성된 하와이팀이 만들어졌다.
여행 계획
이제 각 팀별로 세부 일정과 여행 계획을 세울 차례였다. 우리 팀은 주로 ‘넥다’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사내 카페 이름이 ‘넥슨 다방’인데 넥슨 사람들은 이것을 줄여서 ‘넥다’라고 부른다. 넥다에서 신나는 여행 계획이 시작되었다. 시드니, 멜버른, 애들레이드, 브리즈번 등 동남부 대도시를 여행할까, 아니면 퍼스같은 서부 도시 근처를 여행할까, 자동차를 빌려서 이동할까 아니면 비행기 타고 이동할까 등 수많은 토론거리가 오고 갔다. 다행히도 우리 팀원 중에 호주 여행 경험이 있는 분이 한 분 계셔서 대략적인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각 도시의 분위기가 어떻고,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였다.
팀원이 다섯 명이나 되다 보니까 일정을 정하는 일도 꽤 많은 조율이 필요했다. 나를 제외하고는 전부 가정이 있는 분들이라 추석 연휴를 끼고 여행을 가는 것은 매우 어려워보였다. 그래서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주 혹은 그 다음주 쯤에 여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대략적인 계획을 잡았다.
그렇게 수많은 대화가 오가면서 느꼈던건 각자 원하는 여행 스타일이 참 많이 다르구나 하는 것이었다. 나는 처음부터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제안했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계속 한 곳에 머무르고 싶어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선호하는것 같았다.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여행을 할 필요는 없으니 GEP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동행 조건만 만족시키고, 나머지 시간은 혼자 여행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번의 미팅 끝에 케언스(Cairns)라는 동북부 휴양 도시에서 2박 3일동안 머물며 스쿠버 다이빙, 스노클링과 같은 수상스포츠 활동을 하는 것으로 여행 주제가 정해졌다. 그리고 각자 여행 스타일이 다르기에 2박 3일동안은 케언스에서 같이 활동을 하되, 그 이외의 시간에는 각자 하고싶은대로 자유 여행을 하기로 합의했다.
교통편을 알아보니 팜 코브는 인구 1,200명 정도의 조그마한 마을이라 공항이 없고, 그 근처 도시 케언스는 인천공항에서 바로 갈 수 있는 직항 항공편이 없었다.2 시드니같은 대도시만 직항 노선이 있었는데, 그렇게 되면 일단 인천공항에서 시드니로 이동한 후 다시 국내선을 타고 케언스까지 이동해야 했었다. 시드니에서 케언스까지 비행기로 세시간 정도면 가는 거리겠지만 자동차로는 주행시간만 최소 30시간 이상이 걸리는 거리였다. 그래서 앞뒤로 휴가를 조금 더 붙여서 자동차로 여행을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동차 여행
나는 자동차 여행을 좋아한다. 어렸을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하기도 했었고, 미국의 중소도시에서 20대 시절의 대부분을 보냈기 때문에 20세부터 운전을 했었다. 다양한 기후와 환경에서 수천킬로미터씩 장거리 여행을 했던 경험도 꽤 있고, 심지어는 자동차를 타고 미국을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도는 약간 정신나간 여행도 했었다. 조금 더 엄밀히 따져보자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얻는 경험을 즐기는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낯선 곳의 멋진 풍경, 내 차의 거울이 안 보일 정도의 칠흑같은 어둠, 여행중에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 새로운 음식, 도로라는 완전히 개방된 공공장소에서 자동차가 제공하는 사적 공간이 주는 묘한 안정감. 그래서 그런지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자동차 여행을 종종 하고 있다. 500km 이하의 단거리 자동차 여행은 기분 내키면 별다른 준비 없이 혼자서 훌쩍 떠나기도 한다. 주말에 바다가 보고 싶으면 서해안으로, 산으로 가고 싶으면 강원도로 가는 식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 고속도로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충청도든 강원도든 한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다.
역대 최고의 여행
내가 자동차 여행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아마도 지금껏 다녔던 여행 중에 최고의 여행이 자동차 여행이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2011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로봇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일을 하다가 문득 “아, 내가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조금 더 학문에 정진하고자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마음 먹었었는데, 일을 그만 두고 첫 학기가 시작될 때 까지 약 3개월의 공백 기간이 생긴 것이었다. 일 하면서 모아둔 돈도 조금 있는데다가 시간마저 넘쳐나니까 마구 놀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문득 자동차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2주 정도 여행을 할 계획이었는데, 이왕 여행 하는거 친구들 얼굴도 좀 볼겸 서부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여행을 계획중인데, 몇월 몇일 쯤에 너희 집을 지나갈 것 같아. 시간 괜찮으면 같이 놀자. 그리고 나 하룻밤만 재워줘.” 어떻게 보면 갑작스럽고 무례한 부탁일수도 있는데 다들 흔쾌히 승락했다.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다.
그렇게 해서 이렇게 다섯개의 도시를 거쳐가는 여행 계획이 완성되었다. 주행 거리만 4,100km가 넘는 대장정이었다.3
자동차 여행의 묘미는 중간에 거쳐가는 곳에서 누구를 만나게 될지, 어디서 얼마나 오래 머물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비행기나 기차처럼 정해진 일정과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행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조금 더 오래 머무를 수도 있고, 중간에 자유롭게 여행 경로를 재설정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솔트레이크시티(Salt Lake City)에서는 예정보다 하루 더 머무르기도 했고, 그렇게 하루 더 머무르게 된 날 새로 만난 친구와는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여러 친구들에게 민폐를 끼친 덕분에 여행 기간동안 숙박비로 단 1달러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라스베가스에 거주하는 친구가 없어서 예외적으로 호텔에서 숙박을 했었다. 하지만 여행 전 몇달동안 주말마다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맥주를 마시며 블랙잭을 연습했던 덕분일까, 이곳에서는 블랙잭으로 돈을 벌어서 호텔비와 식사비를 모두 해결하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꽤 많은 여행을 다녔지만 아직까지는 이렇게 혼자 훌쩍 떠났던 미국 서부 여행이 최고의 여행으로 남아있다.
호주에서의 자동차 여행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대지, 깨끗한 자연 환경, 해안가를 따라 달리는 고속도로. GEP 참가자들의 여행 계획 발표를 듣고 내가 호주를 고른 이유는 자동차 여행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곳에서의 자동차 여행이라니! 정말 멋진 여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호주에서의 여행이 내 마음 속의 최고의 여행 자리를 탈환할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겼다.
구글 지도를 펼쳐놓고 보니 호주의 땅은 정말 넓었다. 시드니에서 팜 코브까지의 거리를 보니 약 2,700km 정도였다. 왕복 거리가 대략 5,300km 였다. “미국에선 이것보다 더한 짓도 했었는데 이정도야 별것 아니지”와 같은 안일한 생각으로 여행의 현실성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보지 않았다.
여행 일정에 맞추어 항공권을 예매하고 렌터카4 예약을 해놓은 다음에는 GEP에 대해서 한동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슬슬 다가오는 출발일
처음에 자동차 여행을 생각해냈을 때에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출발 날짜가 가까워지고 세부 계획을 고민하면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차량 통행 방향과 운전석 위치가 반대인데 별 문제는 없을까”, “중간에 거쳐가는 도시는 어떻게 정하지”, “구글 맵스로 보니까 도시간 거리가 꽤 되는 구간도 있는데 통신이 안 되는 구간은 없을까.” 와 같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통신 문제에 대한 걱정은 한국의 높은 통신 커버리지에 익숙한 사람들이 보기엔 조금 과해보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상엔 다양한 환경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서, 미국 텍사스주의 엘 파소(El Paso)에서 샌 안토니오(San Antonio)까지 거리가 887km 정도, 그러니까 약 7시간 반 거리인데 그 중간에 인구 10만이 넘는 도시가 없다. 중간에 보이는 소도시 몇개를 제외하고는 거의 빈땅이라고 봐도 무방한데,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 통신이 안 되는 지역이 있다. 멕시코 국경 근처를 지날 땐 미국 통신사 대신 멕시코 통신사가 잡히기도 한다. 뭐라도 잡히면 그나마 다행인데 완전한 통신 불능 상태에서 연료가 바닥나거나 차에 문제가 생기면 매우 난처해지기 때문에 이러한 지역을 지날 때에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호주에서의 운전
지도와 위성사진을 살펴보는것으로는 조금 부족다하는 느낌이 들어서 호주에서의 운전에 대해 설명해놓은 글을 하나 찾아서 읽어봤다. 꽤 자세하게 설명해 놓아서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사실 내가 가장 궁금했던건 호주의 도로교통법이 한국과 같은 화이트리스트 방식인지, 아님 미국과 같은 블랙리스트 방식인지였다. 예를 들어서, 한국은 좌회전 신호인 경우 또는 비보호 좌회전 표지가 있는 곳에서만 좌회전을 할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 좌회전 금지 표지가 있지 않는 한 직진 신호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할 수 있다. 물론 이때 사고가 나면 좌회전 차의 과실이다. 유턴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유턴 허용 표시가 있는 곳에서만 유턴을 해야 하지만, 미국은 유턴 금지 표시가 없으면 유턴을 해도 된다.
하지만 글만 읽어보고 이러한 것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직접 가서 표지판이나 도로 시설물 같은걸 보고, 로컬 드라이버들이 어떻게 운전하는지 관찰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호주 영어
운전도 걱정이지만 언어도 걱정이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했던 경험 덕분에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별다른 불편함이 없긴 하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데다가 호주 영어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혹시나 여행 중 어려움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21세기가 아닌가. 유튜브에서 호주 영어를 미리 체험해보기로 했다.
미국 영어보다는 영국 영어에 더 가깝지만 영국 영어와는 다르다. 사용하는 단어도 미묘하게 다르다.
단어를 호주 스타일로 짧게 줄여 쓰고 미국 영어와는 다르게 단어 끝의 굴러가는 R 발음을 안 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휴, 어떤 느낌인지는 알겠지만 자신은 없다. 하지만 부산 사람이 서울말 알아듣는것처럼 호주 사람들도 내가 미국 엑센트로 얘기 해도 잘 알아듣겠지. 반대로 내가 그 사람들 말을 잘 못 알아들으면 다시 물어보면 되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숙박
숙박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행 당일 도로 사정이 어떨지, 내 체력 상태가 어떨지 전혀 짐작할 수 없어서 미리 숙소 예약을 하지는 못했다. 길이 막혀서 예상보다 이동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운전을 하다가 너무 졸려서 원래 계획했던만큼 이동하지 못할 수도 있다. 상황을 봐가며 당일에 숙소를 구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어비앤비에서 적절한 숙소를 구하지 못하면 모텔이나 호텔에서 숙박을 해도 되고, 그것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차에서 자도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 큰 걱정은 없었다.
출발 전 준비물
가방은 가볍게, 지갑은 무겁게
나의 여행 철학(?)이다. 꼭 필요한것만 챙겨가고 웬만한건 현지에서 조달함으로써 짐을 줄이는 것을 선호한다. 그리고 없으면 없는대로 잘 사는 경우가 많다. 여행을 하다보면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게 의외로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현지에서 조달하기 어려운것들은 미리 준비해서 잘 챙겨가는게 좋다.
여권과 운전면허증
여권은 예전에 가지고 있던 것이 만료되어서 올해 초 홍콩 여행 전에 만들어뒀다. 그리고 여권을 만들 때 국제운전면허증 발급을 같이 신청할 수 있다. 발급 비용은 8천원이고 유효기간은 발급일로부터 1년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원래의 운전면허증을 국제운전면허증과 함께 가지고 다녀야만 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옷
사실 여행을 떠날 때 옷은 계륵과 같은 존재이다. 여행 중 입을 옷을 모두 챙겨가자니 무거운데다 부피를 많이 차지하고, 현지에서 구하자니 시간이 오래 걸릴것 같고. 가져가도 문제, 안 가져가도 문제다. 다행히 현지 날씨가 그렇게까지 춥지 않아서 부피가 크고 무거운 겨울옷을 챙겨갈 필요는 없었다. 여행 코스 중 최남단인 시드니의 기온은 13-20도 (습도는 20-30%), 최북단인 팜 코브의 기온은 23-31도 (습도는 60-70%) 정도로 온화한 편이었다. 한국의 봄, 여름 복장을 챙겨가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해도 12일 분량을 모두 챙겨가긴 어려우니 랑데뷰 포인트인 팜 코브에서 빨래를 할 생각으로 6일 분량만 챙겨갔다.
세면도구
현지에서 구입해도 괜찮지만 나는 원정코딩할 때 가져가는 세면도구 킷(kit)이 있기 때문에 그냥 그걸 그대로 들고 가기로 했다. 구성품은 칫솔, 치약, 세안제, 바디워시, 샴푸, 로션, 헤어왁스, 헤어스프레이, 전동면도기이다. 물론 모두 휴대용으로 제작된 소형 제품들이다.
액션캠
케언스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할 계획이기 때문에 액션캠도 하나 챙겨가기로 했다. 다행히도 아버지가 고프로 액션캠을 하나 가지고 계셔서 그걸 빌려서 사용하기로 했다. 헤드 마운트, 체스트 마운트, 클립 마운트, 가방, 듀얼 충전기 등 다양한 주변기기들을 구매했다. 고프로를 반납하면서 같이 돌려드릴 생각이다.
전자기기
호주의 가정용 전원은 110V @50Hz 이다. 전원 플러그는 이렇게 생겼다. 한국에서 가져갈 전자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여행용 전원 어댑터를 하나 구매했다. USB 포트가 있는 모델을 구입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대부분의 전자기기들은 100-240V @50-60Hz 의 교류 전원에서 작동될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플러그 모양만 바꿔주면 정상적으로 동작하지만, 간혹 50Hz 에서 동작하지 않는 기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
도착 후 현지에서 챙길것들
미리 준비해가면 좋은 것들도 있지만, 무게나 부피 때문에 가져가기 번거롭거나 현지에서 구하는게 더 편하고 좋은 것들도 있다. 선불 심카드, 생수와 물티슈 같은 생필품들은 미리 챙겨가지 않고 현지 공항과 마트에서 조달할 생각이다.
두근두근
이렇게 해서 여행 준비가 모두 끝났다. 멀게만 느껴졌던 호주 여행 날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코앞으로 다가왔다. 내일의 즐거운 여행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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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에 진에어에서 직항 노선을 하나 편성한다고 한다. 관련 기사 [단독] 진에어, 국적사 최초 12월 ‘호주 케언즈’ 신규취항 나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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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가 이것의 2.5배쯤 되는 자동차 여행도 해봤는데, 이 글의 주제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따로 글을 써보는게 좋을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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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대여한 차량을 표현하는 말로 ‘rental car’라는 표현이 익숙하지만, 올바른 외래어 표기법이 ‘렌터카’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렌터카’로 통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