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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9월 24일, 드디어 출발이다. 오후 8시 비행기라 인천 공항에 6시 반쯤에 도착하기 위해 5시 15분에 출발하는 공항버스에 올라탔다. 집에서 공항까지의 거리와 고속도로 구간의 비율을 고려했을 때 한시간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사실을 깜빡 하고 있었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막히는 날이다.물론 평일 출퇴근 시간이 토요일 오후 다섯시쯤보다는 더 막힐 수도 있다. 하지만 평일에는 출퇴근 시간만 피하면 그럭저럭 다닐만한 경우도 많지만, 토요일엔 시간대에 관계 없이 항상 길이 막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버스에서 한참을 자다가 일어났는데도 아직 고속도로에서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었다. 시침은 어느새 한바퀴 이상을 돌아 6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지도를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아직 공항까지 반도 못 간 것이었다.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f/f4/The_Scream.jpg/377px-The_Scream.jpg

순간적으로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번 비행기가 오늘 시드니로 가는 마지막 비행기일텐데, 내일 아침 비행기가 있으려나? 직항은 하루에 한 번이었나? 렌터카는 예약한 시간에 찾아가지 않으면 자동으로 예약이 취소 될텐데 그건 일단 항공편부터 해결하고 나서 전화해서 물어봐야겠다. 출발 날짜가 하루 늦어지면 케언스 도착 날짜도 하루 늦어질텐데, 호주팀 동료들한테도 연락해야겠다. 아니다, 하루 운전 할당량을 늘리면 어떻게든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모든 것을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기사 아저씨 힘내요! 하루에도 몇번씩 인천공항까지 왔다갔다 하시는 전문가니까 분명히 도로 상황이 허락하는 한 최적의 경로로 나를 국제선 터미널까지 데려다주실거야.

다행히도 내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지나고 있던 부분이 정체가 거의 끝나가는 구간이라 교통 흐름이 조금씩 좋아지더니 금방 최고 속도를 낼 수 있을만큼 풀렸다. 쏜살같이 달려 국제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렸을 때가 7시쯤이었다. 탑승 게이트가 열릴때 까지 딱 30분 남았다. 내리자마자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E 카운터에서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있는 L 카운터까지 단숨에 달려갔다. 평소에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두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아시아나항공 카운터에는 대기인원이 한명도 없었다. 탑승권을 받고 보안 검색대 대기줄 쪽을 살펴보았는데, 거기도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다.

문득 예전에 구글 검색으로 찾아봤던 보안검색대를 빨리 빠져나가기 위한 여러가지 스킬들이 생각났다. 스킬이라고 해봤자 대단한건 아니고, 간편한 복장으로 여행을 하고, 금지 품목을 가방에 넣어서 가져오지 않도록 주의하고, 랩탑과 태블릿을 재빠르게 꺼낼 수 있도록 가방을 꾸리고, 똑같은 길이의 대기줄이라도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보다는 서류 가방을 들고 있는 양복 입은 사람들 뒤에 줄을 서는 것 정도이다.[1] 어떤 사람들은 제일 빨리 줄어들 것 같은 줄을 고르기 위해서 일종의 인종 프로파일링(racial profiling)을 제안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대한 나의 감상이나 자세한 방법은 지역에 따라 도덕성 논란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글에 기록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이런 것들은 대부분의 경우 근소한 차이를 만들 수 있을 뿐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공항에 충분히 일찍 오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공항이 한산해서 탑승 시작 시간까지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덕분에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해결하고 검색대로 들어갔다. 그렇게 해서 무사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출발 전부터 이렇게 심장이 쫄깃해지는 스릴을 맛보게 될줄은 몰랐다.

비행기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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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과 시드니공항간의 거리는 8,300km, 비행 시간은 10시간 정도로 꽤 먼 편이지만[15], 경도상의 이동 거리보단 위도상의 이동 거리가 훨씬 길기 때문에 시차가 거의 없어서 좋았다. 일광 시간 졀약제(daylight saving time)를 시행하는 동안에는 시차가 1시간, 그 이외의 기간에는 2시간이다. 사실 이정도면 명절 연휴 기간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겪는 시차(?)보다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사실상 시차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만약 미국 여행기를 쓰고 있었다면 자연스럽게 시차 적응하는 몇가지 팁을 써놓을 수도 있었겠지만, 호주 여행기에 그런 얘기를 넣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차가 거의 없다고는 해도 비행 시간이 무려 10시간이 넘는다. 낮 시간에 비행을 한다면 하루를 꼬박 비행기 안에서 보내게 되고, 밤 시간에 비행을 한다고 해도 비좁은 이코노미석에서는 편하게 잠을 자기 어렵다. 장거리 국제선을 탈때마다 "다음번에는 돈을 조금(?) 더 들여서라도 비즈니스석에 타야지" 라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이상 비약적인 수입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기도 하고, 비즈니스석과 일등석 가격이 워낙 비싼 탓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인천-시드니를 왕복한다면 비즈니스석은 400만원 근처, 일등석은 700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이코노미석의 요금이 100만원 정도인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으며 편하게 누워서 갈 수 있는 것도 좋겠지만, 사실 나는 그정도의 비용을 지불한다면 편안함보다는 비행시간 단축을 원할 것 같다. 아쉽게도 지금은 역사속으로 자취를 감추었지만, 2003년까지 운항했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라면 인천에서 시드니까지 네시간 정도면 충분했을 것이다. 순항속도가 마하 2.03 (약 2,179km/h) 에 이르기 때문이다. 현재 대륙간 장거리 비행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보잉 747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속도이다. 네시간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 것보다도 더 적은 시간이다.

By Julien.scavini - Own work,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8401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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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7년간 멀쩡하게 운항하던 콩코드는 왜 퇴역했을까. 초음속 비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 문제와 환경 문제, 그리고 2000년 7월에 있었던 있었던 에어프랑스 4590편의 추락 사고[5]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콩코드 노선이 수익을 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이유로 중단 되었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4], 콩코드 퇴역의 주된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로 알려져있다.[2][3][more sources needed]

콩코드의 노선은 두 가지였다. 파리-뉴욕 노선과 런던-뉴욕 노선. 파리-뉴욕 노선은 하루에 한 번, 런던-뉴욕 노선은 하루에 두 번 비행했다. 이 노선들의 왕복 항공권 가격은 그당시 금액으로 $10,000이 훌쩍 넘었기 때문에[13] 콩코드의 존폐는 미국과 유럽 고객의 경제적 능력에 달려있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하지만 2000년에 시작된 세계 경제 위기, 2001년 9-11 테러와 2003년 이라크 전쟁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 경제는 몇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침체된 경제가 콩코드 승객의 감소를 야기했다는 것을 증명해줄만한 근거 자료는 찾을 수 없었지만, 실제로 2000년 이후 승객 수가 감소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자료는 찾을 수 있었다.[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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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또한, 콩코드의 낮은 연비도 한몫 한다. [아래 표 참조] 콩코드가 비행할 때 승객 한명당 사용하는 연료의 양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항공기의 구조상 승객을 많이 태울 수 없고, 일반적인 여객기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이다. 450석 이상을 배치할 수 있는 보잉 747과 달리 콩코드는 좌석 수가 최대 128석에 불과하다.[7] 그리고 공기저항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다른 항공기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는 것은 공기저항을 네 배 이상으로 받는다는 뜻이고[9],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그만큼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콩코드와 보잉 747-400의 승객당 연비 비교[8]
Aircraft Concorde Beoing 747-400
passenger miles/US gallon 14 91
passenger km/L 6.0 39

매우 아쉬운 일이긴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지 못하는 서비스가 살아남을 길이란 신기루 같은 존재이다. 사실, 수백명을 한꺼번에 이동시키는 거대 교통수단의 승객당 연비가 자동차의 연비와 비교 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게다가 14mpg (6.0km/L) 정도의 연비면 자동차 중에서도 극악무도한 연비를 자랑하는 페라리 FF와 비슷한 수준이다.[10] 공중에 돈을 뿌리고 다닌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이쯤 되면 콩코드 노선의 운영 주체인 에어프랑스와 영국항공(British Airways)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을 내놓기 어려웠을 것이라 짐작된다.

하지만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미국에서 군사 목적이 아닌 민간 항공기의 초음속 비행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6]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초음속 여객기 개발 얘기가 나오고 있고[11], Boom이라는 스타트업에서도 2017년 말 첫 비행을 목표로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하니[12] 생각보다 이른 시일 내에 나의 꿈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여기서 '나의 꿈'이란 속도 뿐만이 아니라 경제성까지 포함한다. 인천에서 시드니까지 초음속 비행으로 네 시간만에 갈 수 있다고 해도 만약 왕복 항공권 가격이 천만원이 넘어간다면 내가 그 노선을 이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비싸지만 한번쯤은 해볼만한 경험' 정도의 가격으로 등장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기내식

비행기에서 읽으려고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라는 책을 가져왔는데, 막상 자리에 앉으니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수도쿠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이륙 후 약 두시간 정도가 지나자 기내식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기내식은 받자마자 먹는데 정신이 팔려서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기내식은 두세가지 다른 종류의 식사를 섞어놓은 느낌이다.[17] 이코노미석의 경우 기내식 메뉴 선택권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승객이 기내식을 매우 불만족스럽게 평가할 위험을 헤징(hedging)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서 메인 요리로 나온 비빔밥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사이드메뉴로 나온 빵에 버터를 발라서 먹거나 수박 샐러드를 먹으면서 허기를 채우라는 의미일수도 있다. 만약 이렇게 비빔밥과는 전혀 조화로워보이지 않는 뜬금없는 사이드메뉴조차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메인 요리가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 승객은 기내식을 포기하고 쫄쫄 굶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이 아닐까. 나중에 Quora같은 곳에 이런 의문에 대한 질문을 올려봐도 재밌을 것 같다.

호주에서의 운전 예습

식사를 마치고 호주에서의 운전에 대한 설명글을 읽어보았다. 21세기답게 태평양 상공에서 900km/h로 비행하는 중에도 와이파이가 돼서 자유롭게 웹서핑을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아쉽게도 아시아나항공은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서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그대신 어제 띄워놨던 웹브라우저 탭을 보고 있었다. 와이파이는 안 되지만 기내에서 지상으로 음성 전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요금이 무려 분당 $12.50이라고 하니 누가 이걸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분당 130 단어 정도를 말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18] 한 단어를 말할때마다 평균적으로 100원씩 나간다고 보면 된다.

와이파이 때문에 이야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샐 뻔 했는데, 다시 호주에서의 운전 얘기로 돌아와보자. 위에 링크한 설명글에서는 호주에서의 운전에 대해 꽤 많은 부분을 안내해주었지만 모든 내용을 다 언급할 필요는 없고, 그 중에서 몇가지만 리뷰해보겠다.

Most Australians live on or near the eastern and south-east coasts. Roads within and between the cities and towns in these areas are sealed (paved) and well maintained, (중략). There are usually plenty of well marked rest areas on major highways, though these are usually very basic and do not always have toilet facilities.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동쪽과 남동쪽 해안가 혹은 그 근처에 거주한다. 이 지역의 시내 도로 및 도시간 도로는 포장된 도로이고 잘 관리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요 고속도로(major highways)에는 잘 표시된 졸음 쉼터(rest areas)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매우 기본적인 시설만 갖추고 있으며 화장실이 없을 수도 있다.

In more remote areas (known as the "Outback") motorists may travel for hundreds of kilometres between towns or road houses without opportunities to refuel, get water, refreshments, or use toilets. In these areas, even on major highways, you will have to plan your trip, including fuel and food stops. Off the major inter-city highways, road conditions can be difficult in remote areas. Many roads are unsealed (gravel or sandy) and often poorly maintained.

'아웃백'으로 알려진 외딴 지역에서는 중간에 연료, 물, 간단한 음식물을 얻을 수 있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마을이나 휴게소가 없이 수백킬로미터씩 이동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주요 고속도로라고 해도 식량과 연료를 조달하기 위해 여행 계획을 잘 세울 필요가 있다. (역자 주: 일반적으로 '주요 고속도로'에는 이러한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있다.) 도시간 주요 고속도로를 벗어나면 도로 상황이 열악할 수도 있다. 자갈이나 모래로 뒤덮인 비포장 도로가 많으며 잘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을 읽고 여행 계획을 약간 수정하였다. 원래는 해안 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시드니로 돌아오는 길에는 내륙 도로를 통해서 남쪽으로 내려올 생각도 있었는데, 혼자 여행하는데다가 위성전화나 발전기 같은 장비가 없기 때문에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통신이 안 되는 지역에서 연료가 바닥난 상태로 멈춰있는데 몇시간째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다면, 혹은 몇시간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차량의 운전자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나의 인생이 매우 피폐해질 수도 있다. 난생 처음 가보는 곳에서의 모험은 매우 신나는 일이지만 그것보다는 안전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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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륙 도로를 따라서 내려올 경우 해안 도로와 비교하여 약 190km (2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만, 통신 커버리지와 도로 상태가 어떨지 모르기 때문에 호주 내륙 모험은 다음번으로 미뤄두기로 하였다.

다음번에 또 호주에서 자동차 여행을 하게 된다면 여행 파트너도 데리고 오고, 사륜구동 SUV도 빌리고, 위성전화도 하나 마련해서 아웃백 탐험을 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성 전화는 아마존에서 US$250-1,000 정도면 하나 구할 수 있다.[19] 통신 비용은 분당 $1-2 정도로 꽤 비싼 편이지만[20] 비상용으로 사용하기엔 나쁘지 않다.

여행 경로에 대한 계획이 조금 더 확실해졌으니 나의 큰 관심 분야중 하나인 과속 처벌 기준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Exceeding the speed limit by 10km/h or so will usually result in you being sent a fine notice of around $200 (and demerit points if driving on an Australian licence). Exceeding the speed limit by more than 30km/h can result in a court appearance and possible criminal conviction.

일반적으로 10km/h 이상 제한 속도를 초과한 경우엔 약 $200의 벌금이 부과된다. 호주 면허증 소지자의 경우 벌점도 부과된다. 제한 속도를 30km/h 이상 초과하는 경우엔 법정에 출두해야 할수도 있으며, 형사상 유죄 판결이 내려질 수도 있다.

Speed cameras are used in all states and territories of Australia, with some states using hidden cameras, others preferring highly visible ones. (중략) These mobile cameras operate in all speed zones (suburban side streets to freeways/highways) and in some instances in both directions. Fixed overhead speed cameras are on some highways/freeways usually under overhead bridges or sign gantrys.

과속 단속 카메라는 호주의 모든 주에서 사용된다. 어떤 주는 카메라를 숨겨놓기도 하지만 어떤 주는 카메라를 잘 보이게 해놓는 것을 선호한다. (중략) 이러한 이동식 카메라는 교외 지역의 작은 도로에서부터 고속도로까지 모든 지역에서 사용되며 어떤 경우에는 양방향 모두 감시하기도 한다. 고정식 카메라는 주로 고속도로 위를 지나가는 교량 밑이나 표지판 지지대에 설치되어있다.

확실히 한국보다는 범법행위에 대한 대가가 혹독하구나. 한국은 소득 수준에 비해서 교통법규 위반 벌금이 저렴하기도 하고, 과속 단속은 경찰이 직접 하는 경우가 없고 대부분 자동화된 카메라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음놓고 과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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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서, 미국의 경찰들은 도로 곳곳에 숨어있다가 과속이나 전용차로 위반, 신호 위반, 난폭운전 등 도로교통법을 위반하는 운전자가 있으면 바로 경광등을 켜고 위법 행위를 한 차량 뒤에 바짝 따라붙는다. 경찰차가 숨어있을만한 공간이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모터싸이클 경찰관이 스피드건을 들고 있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의 정지 명령에 불복하고 계속 도망다니면 뒤에 따라붙는 경찰차 숫자가 하나둘씩 늘어나다가 어느샌가 헬리콥터까지 뜬다. 그쯤 되면 뉴스에 대문짝만하게 보도될 수도 있다. 이렇게 말이다. 그리고 Chevrolet Impala, Dodge Charger, Ford Explorer 등 300-400마력을 넘나드는 고성능 차량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경찰차를 따돌리고 도망가기가 쉽지 않다. 또한, 공차 중량이 1,800kg이 넘는 대형차들인데다가 차량 앞쪽에 불바(bullbar)를 달아놓았기 때문에 몸싸움에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법을 준수한다는 것이 바람직한 명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이런 경찰들 덕분에 도로교통법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도로 여건상 경찰차가 숨어있을만한 곳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한국에서 운전을 시작한지 2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경찰차가 직접 도로교통법 위반 차량을 검거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미국에 있을 때에는 내가 살고 있던 애리조나 주를 비롯해서 내가 일주일 이상 머물렀던 모든 주에서 경찰차가 경광등을 켜고 누군가를 붙잡아 세우는 모습을 한 번 이상 목격한 것과는 상반되는 경험이다.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얘기하자면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운전하던것 만큼 제한속도를 준수하는데 집중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물론 나와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 제한속도는 항상 준수하는 것이 좋다. 다만, 도로에 설치된 과속 단속 카메라는 표지판으로 미리 예고를 해주기도 하고 네비게이션이 위치를 알려주기 때문에 단속에 걸릴 일이 거의 없다. 심지어 일부 운전자들은 한번에 한두개의 차선만 감시할 수 있는 단속 카메라의 특성을 이용해서 카메라가 보고 있는 차선을 피해서 제한속도를 훨씬 상회하는 속도로 통과하기도 한다. 게다가 경찰차와 나란히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 차량들이 실선에서 차선 변경을 하거나 제한속도보다 빨리 달리는데도 요지부동인 경찰차를 보면서 한국 경찰들의 도로교통법 위반 단속 의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읽고 있는 글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경찰관 뿐만이 아니라 무인 카메라까지 동원해서 단속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도 무인 카메라로 과속 및 신호 위반 단속을 하지만, 애리조나 주의 경우 무인 카메라 운영을 경찰이 아닌 경찰과 계약된 사설 업체에서 하는데다가 미국 법이 조금 특이하기 때문에 경찰관이 아닌 카메라에 단속 당했을 경우에는 벌금을 합법적으로 내지 않을 방법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내용은 이 글의 주제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따로 글을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수도권 지역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부분에 대한 설명이 눈길을 끌었다. 로드킬에 대한 내용이었다.

When you are driving on Australia's open roads you may see dead animals on the side of the road. The fact is, quickly swerving or braking heavily could cause a much more serious accident. Dusk and sunrise are times to be on the alert through the Australian bush, as well as regions where you will encounter water sources like rivers and reservoirs, or the plains surrounding mountain ranges.

호주의 탁 트인 길을 달리다보면 길가에서 죽은 동물을 볼 수 있다. 이때 갑자기 방향을 틀거나 브레이크를 세게 밟을 경우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해질녘과 동틀녘에는 숲을 지날 때에나, 강과 저수지같은 수원지, 그리고 산맥을 둘러싼 평야(?)를 지날 때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If you come across multiple tyre marks on the road, this could suggest that animals regularly use this part of the road as a crossing, so just be a little more aware, and also, using the high beam head lights at night, will make it harder for an animal to find an appropriate escape route, so practice flicking them off for animals as well as for on coming traffic.

도로에서 다수의 타이어 자국을 발견했다면 동물들이 도로를 건너기 위해 그 지점에 자주 출현한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야간에 상향등을 사용하는 것은 동물들이 적절한 탈출로를 찾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역자 주: 주행 중 동물을 발견한다면) 동물들을 위해서, 그리고 마주오는 차량들을 위해서 상향등을 끄는 연습을 해두는 것이 좋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차로 동물을 쳐본적은 없지만,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에게도, 동물에게도, 차에게도 매우 좋지 않은 경험이 될테니 주의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천천히 글을 읽다보니 어느새 잘 시간이 되었다.

기내 응급 환자 발생

쿨쿨 자고 있는데 내 앞자리에 부부로 보이는 승객 두 명과 통로쪽에 서있는 승무원이 무언가 심각한 주제에 대해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승무원이 어디론가 가더니 잠시 후에 기내 방송이 들려왔다. 기내에 응급 환자가 발생했으니 승객 중에 의사가 있으면 승무원에게 얘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다행히도 승객중에 의사가 있어서 잠시 후에 의사 두 명이 와서 환자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커다란 주사기라든가 제세동기 같은 무서운(?) 장비는 보이지 않았다. 분위기를 보니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얼마 후 그 의사들은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고보면 의사는 참 멋진 직업이다. 39,000피트 상공에서 발생한 응급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니 말이다. 그에 비하면 항공기 엔지니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16] "3번 엔진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GE에서 일하는 엔지니어가 있다면 승무원에게 말씀해주십시오." 아마 안 될거야...ㅇ<-<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기내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했는데 외부 의료 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가장 가까운 공항에 비상 착륙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은 항공사가 전부 부담하게 되는건지 궁금해졌다. 예를 들어서, 이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착륙을 해야 한다면 착륙시 최대 무게를 맞추기 위해 상당량의 연료를 공중에 버려야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목적지까지 비행을 재개하기 위해서 연료를 재구매 해야한다. 또한, 어떤 사정으로 인해 곧바로 이륙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승객들을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 재워야 한다면 숙박비와 교통비만 해도 꽤 큰 금액이 될 것이다. 혹시 이런것에 대비하여 항공사가 이용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이 있을까? 그리고 비상 착륙으로 인해 지연된 일정 때문에 누군가가 일생일대의 취직 면접 일정을 놓치거나 부모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 그 사람은 어디에 가서 누구에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아마도 자연재해로 인한 연착과 비슷하게 아무데서도 보상받을 수 없을 것이라 예상된다. 오해의 여지가 있을까봐 사족을 하나 달자면,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비상 착륙 없이 목적지까지의 비행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건 아니다. 당연히 환자를 살리는게 최우선이다.

피곤한 상태에서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했더니 더 피곤해졌다. 눈을 떴을 때 아침식사가 제공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눈을 감았다.

References

[1]Unknown. "8 Expert TSA Tips To Get Through Airport Security Faster." Eagle Creek. N.p., 28 July 2011. Web. 05 Nov. 2016.
[2]Woodman, Peter. "End of an Era - Concorde Is Retired." The Independent. Independent Digital News and Media, 10 Apr. 2013. Web. 05 Nov. 2016.
[3]Unknown. "After Concorde." The Economist. The Economist Newspaper, 18 Oct. 2003. Web. 05 Nov. 2016.
[4]Westcott, Richard. "Could Concorde Ever Fly Again? No, Says British Airways." BBC News. BBC, 24 Oct. 2013. Web. 05 Nov. 2016.
[5]https://www.youtube.com/watch?v=ByB6wO3F30Y
[6]Meyer, Jared. "Supersonic Flight: Make America Boom Again." Forbes. Forbes Magazine, 28 Oct. 2016. Web. 05 Nov. 2016.
[7]https://en.wikipedia.org/wiki/Concorde
[8]https://en.wikipedia.org/wiki/Supersonic_transport
[9]https://en.wikipedia.org/wiki/Drag_equation
[10]https://www.fueleconomy.gov/feg/Find.do?action=sbs&id=36960
[11]Harrington, J.D., and Kathy Barnstorff. "NASA Begins Work to Build a Quieter Supersonic Passenger Jet." NASA. NASA, 5 May 2016. Web. 05 Nov. 2016.
[12]http://boomsupersonic.com
[13]Unknown. "Concorde Tickets Snapped Up." Mail Online, 22 Sept. 2003.
[14]Unknown. "Concorde Grounded for Good." BBC News, BBC, 10 Apr. 2003.

Notes

[15]Distance between ICN and SYD
[16]농담이다.
[17]딱히 불평을 하고 싶은건 아니다. 나는 항상 배가 고프기 때문에 아무리 뜬금없는 메뉴들이 섞여 나와도 웬만하면 골고루 다 먹는 편이다.
[18]Speeches: For the average person speaking at a normal pace, what is the typical number of words they can say in one minute?
[19]https://www.amazon.com/s/ref=a9_sc_1?keywords=satellite+phone
[20]http://www.satphonestore.com/airtime/iridium-airtime.html